물가 오르는데 금값은 왜 안 올라요? — 중국·한국은행이 금을 안 사는 이유
금은 물가 오를 때 오른다고 했는데, 요즘은 왜 다를까요? 중국과 한국은행이 13~22개월째 금을 안 사고 있어요.
물가가 꽤 많이 올랐어요. 장 볼 때도, 외식할 때도 느껴지죠. 그런데 이상하게 금값은 기대만큼 오르지 않아요. '물가 오르면 금값도 오른다'고 들었는데, 요즘은 왜 다를까요?
금이 왜 '물가 방어' 자산인가요?
금은 오랫동안 인플레이션 헤지 자산, 즉 물가 상승으로 화폐 가치가 떨어질 때 손실을 막아주는 자산으로 여겨졌어요. 이유는 간단해요. 돈은 중앙은행이 마음대로 더 찍어낼 수 있지만, 금은 땅에서 캐야 하니 공급이 제한돼 있어요. 그래서 돈의 가치가 떨어질수록, 한정된 금의 가치는 상대적으로 올라가는 거예요. 오랜 역사가 증명해 온 원리예요.
그런데 왜 요즘은 안 오를까요?
금 시장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건 개인이 아니라 중앙은행이에요. 중국 인민은행, 러시아 중앙은행처럼 나라 전체의 외화를 관리하는 큰 손들이죠. 그런데 이 큰 손들이 최근 금 매수를 멈췄어요. 중국 중앙은행은 무려 22개월째 금을 한 그램도 사지 않았고, 한국은행도 13년 넘게 금 보유량을 늘리지 않고 있어요. 시장을 움직이던 핵심 매수자들이 빠진 거예요.
중앙은행은 왜 금을 안 살까요?
중앙은행 입장에서 금에는 결정적인 단점이 하나 있어요. 이자가 안 생긴다는 거예요. 반면 미국 국채(미 정부가 발행한 채권)는 이자가 꼬박꼬박 나오고, 언제든 팔 수 있어서 유동성도 높아요. 요즘처럼 미국 금리가 높은 시기엔 미 국채를 보유하는 게 훨씬 실속 있는 선택이에요. 여기에 더해 달러 중심의 국제 금융 시스템을 유지하려는 이해관계도 있어요. 금을 사는 대신 달러 자산을 쥐고 있는 게 여러모로 유리한 거예요.
그러면 금값이 다시 오르려면 뭐가 필요할까요? 두 가지예요. 중앙은행이 다시 금 매수를 시작하거나, 전쟁이나 금융 위기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급격히 커지는 경우예요. 지금은 개인 투자자들이 금 ETF(금을 직접 사지 않고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는 상품)를 통해 꾸준히 자금을 넣고 있지만, 중앙은행만큼 시장을 크게 움직이진 못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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