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가 오히려 역효과를 낳는다 — 마트 쉬는 날, 돈은 쿠팡으로 갔어요
전통시장을 살리려고 만든 대형마트 의무휴업제, 실제로는 e커머스만 키웠어요. 규제가 의도와 반대로 흘러갈 때 어떤 일이 생기는지 알아봐요.
좋은 의도로 만든 법이 오히려 반대 결과를 낳는 경우가 있어요. 대형마트 의무휴업제가 딱 그런 사례예요. 전통시장과 소상공인을 보호하겠다는 취지로 도입됐지만, 정작 혜택을 가장 많이 받은 건 쿠팡과 배달앱이었어요.
대형마트 의무휴업제, 어떤 제도예요?
대형마트 의무휴업제는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같은 대형마트가 한 달에 두 번(주로 둘째·넷째 일요일) 의무적으로 문을 닫아야 하는 제도예요. 2012년부터 시행됐고, 대형마트의 공세에 밀리는 전통시장과 동네 소상공인을 보호하려는 목적이었어요.
그래서 전통시장이 살아났나요?
안타깝게도 아니에요. KDI(한국개발연구원)가 분석했더니, 의무휴업으로 대형마트 소비가 8.77% 줄어든 건 맞았어요. 그런데 그 소비가 어디로 갔는지가 문제였어요. 전통시장이 아니라 쿠팡, 배달의민족 같은 온라인 플랫폼으로 이동했거든요.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요?
소비자 행동을 간과했기 때문이에요. 마트가 문을 닫은 날, 소비자에게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었어요. 전통시장을 방문하거나, 스마트폰을 켜거나. 전통시장은 주차가 불편하고 카드 결제가 안 되는 곳도 많아요. 반면 쿠팡은 클릭 몇 번에 다음 날 새벽 배송이에요. 소비자는 더 편한 쪽을 택했어요.
투자자라면 이 이야기에서 뭘 배울 수 있어요?
규제 리스크를 읽는 눈이 생겨요. 규제가 도입됐을 때, 그게 의도대로 작동하는지 아니면 엉뚱한 곳으로 흘러가는지를 살피는 거예요. 이 사례에서 대형마트 규제의 실질적 수혜자는 쿠팡이었어요. 마트 의무휴업이 강화될수록 e커머스 거래량이 늘어나는 구조가 만들어진 거죠.
반대로 대형마트 입장에서 보면, 규제가 있어도 소비 자체는 크게 줄지 않고 온라인으로 이탈하는 거라 단순히 '규제 = 타격'으로 볼 수만도 없어요. 오프라인 유통 기업들이 자체 앱과 새벽배송에 투자하는 이유가 여기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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