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처음 −30%를 맞아본 날
잘 가던 종목이 어느 날 무너졌어요. 무엇을 배웠는지 적어둬요.
그날은 평소처럼 점심을 먹고 자리에 앉아 시세 앱을 켰어요. 그런데 화면이 온통 빨간 마이너스였어요. −28%. 처음엔 숫자를 잘못 봤나 했어요. 다음 날엔 −32%까지 내려갔고요.
처음엔 부정했어요
"잠깐 흔들리는 거겠지", "내일이면 회복하겠지." 이런 말을 며칠 동안 혼자 되뇌었어요. 차트를 하루에도 수십 번씩 들여다봤지만, 사실은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그냥 보고만 있었어요.
가장 힘들었던 건 손실 자체보다, 내가 왜 이 회사를 샀는지 스스로도 설명하지 못한다는 것이었어요. 그냥 누가 좋다길래, 다들 사길래 따라 샀을 뿐이었거든요.
무엇을 잘못했을까
돌이켜보니 실수는 분명했어요. 첫째, 전 재산에 가까운 돈을 한 종목에 넣었어요. 그래서 떨어질 때 버틸 여유가 없었어요. 둘째, 빌린 마음으로 샀어요. 내 판단이 아니라 남의 확신에 기댄 거라, 흔들릴 때 붙잡을 기준이 없었어요.
셋째, 떨어진 뒤의 계획이 없었어요. 오를 생각만 했지, 내릴 때 어떻게 할지는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어요. 그러니 막상 떨어지자 아무것도 못 하고 얼어붙었던 거예요.
그래서 뭐가 바뀌었나
그 뒤로 저는 사기 전에 '이 회사를 한 문장으로 왜 사는지' 적어보는 습관을 들였어요. 그 문장을 못 쓰면 안 사요. 그리고 잃어도 일상이 흔들리지 않을 만큼만 넣게 됐어요.
그 −30%는 분명 아팠어요. 하지만 그 덕분에 저는 '오르는 법'보다 '잃어도 무너지지 않는 법'을 먼저 배웠어요. 지금 생각하면, 작은 돈으로 일찍 배운 게 차라리 다행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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